양정산악회 일본 아키다 현 혼조산악회 방문 보고
참석자 : 39회 윤찬, 42회 조재국, 46회 김명수, 심종보, 이성재, 이동성, 49회 김상일+2
송익재, 50회 백원일, 이미영+1, 조경호, 홍동식+1, 64회 박정식+2, 68회 양승목
이상 20명
7월10일
인천공항 집결, 아키다 공항 도착 쇼지회장님과 혼조산악회 회원들과 입국장에서 환영행사를 위한 기념촬영을 시작으로 하여 공식적인 방문일정을 시작하였다.
초카이 산장으로 버스로 이동 중 아키다현 관련 정보를 듣고 있던 중 우리나라의 진돗개가 있듯이 일본에는 아키다犬, 아키다米 그리고 3년전 지진으로 인하여 초카이 산이 동족으로 1미터 지표상으로 이동을 하였다는 등등의 얘기를 들으며, 이틀 전 발생한 태풍이 일본지역 통과 중이어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
버스 휴게소에서 중식 후 홋타이노 폭포 관람 후 아키다 산장에 도착 온천욕과 저녁식사 후 일정에 대하여 초카이소 사장님으로부터 설명을 듣는다. 새벽 3시반 기상, 4시 조식, 5시 까지 산장 앞 버스에 탑승… 아! 일정 겁나게 빡빡하다.
7월 11일 야마가타 현 갓산(1,984m) 등정
일정대로 갓산 산행을 위하여 버스에 탑승하기 시작한다. 태풍은 아직 일본을 통과하면서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지 비는 계속 내리기만 한다. 갓산 8합목 주차장에서 관광 팀과 헤어진 후 선두는 쇼지회장님, 후미는 쵸카이소 사장님으로 해서 산행을 시작한다. 우중 산행으로 인하여 등산로는 작은 개울이 되어 흐르고, 이름 모를 새들이 자기의 영역을 나타내려는지 울음소리를 낸다.
산행 중간 중간에 쇼지 회장님의 야생화 설명을 곁들어 가며 어느덧 갓산 정상을 200여 미터 정도 남긴 지점에 위치한 산장에서 산장에서 만든 미소장국과 초카이소에서 마련해준 주먹밥으로 점심을 한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산행 인심은 같은 것인지 우연히 동행하게 된 싱가폴인에게 언어소통이 잘 되지는 못하지만 음식을 나누기도 한다. 비는 멈출 줄 모르고 날씨는 계속 추워 정상으로 가는 것은 포기하고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초카이소로 돌아와 온천욕 중 정식 형이 욕실 내 얇은 판넬로 덮어놓은 맨홀에 빠져 오른발 정강이에 출혈과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준비해온 구급장비로 대처하였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아 동네 병원으로 가서 응급처치를 하였다. 내일 산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였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7월 12일 초카이산(2,236m) 등정
새벽 아침의 날씨가 맑아 이번 산행은 좋겠구나 기대를 한다. 하지만 초카이산 하라이가와 주차장으로 이동 후 일본 혼조산악회와 기념촬영 후 새벽 6시 즈음에 산행을 시작하자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선두는 혼조산악회에서 후미는 초카이소 사장님이 맡는다. 전날 과음하였는지 숙취가 풀리지 않아 보여, 이 번 산행이 불안해 보였는지 이동성 선배님을 보필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야지마구치 등산로 입구에서 습지를 통과하여 첫 설상 면을 만났다. 엄청난 적설량으로 인하여 2천미터 대에서 7월에 녹지 않은 설상지대를 보니 참 신기하기만 하다. 첫 설상 구간을 통과하자 마자 우려했던 일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동성 선배님의 걸음걸이가 흔들리고 불안하다. 게다가 숨소리도 벌써 거칠어지고 산행속도도 쳐져서 앞서 간 사람들과도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초카이소 사장님이 무선으로 앞서 간 사람의 위치를 파악해 보니, 두 번째 설상 구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힘내라고 말씀을 하신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다 싶어 이동성 선배님께 하산을 종용하였다. 다행히 이동성 선배님도 하산하여 관광 팀과 합류를 받아 들이신다. 후미에서 동행하였던 혼조 팀의 한 분이 하산에 동행 하시기로 하여 정식 형, 초카이소 사장님 그리고 나 이렇게 3명에서 선두 팀을 두 번째 설상 구간에서 만났다. 약간의 휴식 후 출발을 하려는데 산정 부근의 구름의 색깔이 시커멓게 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고도를 올리면서 몇 개의 설상구간을 통과할 수록 주변의 구름의 이동이 빠르게 변하고 비는 계속 오기만 한다. 간혹 화이트 아웃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고 손이 비바람에 젖어서 무척 춥기만 하다.
산정에 12시 전후로 하여 도착하였다. 비바람이 매우 강하여 마치 우박을 맞는 느낌이다. 날씨로 인하여 추워서 일행들의 얼굴들이 말이 아니다.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다. 산정에서 바라보는 풍광을 볼 수는 없었지만 기념촬영 후 반대편 산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산정에서 정식 형이 먹어야 기운 난다면서 초카이소 내 매점에서 구입한 바나나 빵을 나눠준다. 빗물에 젓은 빵을 군대에서 먹고 다시는 먹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하는 생각이 난다. 초카이소 사장님에게도 빵을 나누고 먹는데 왜이리 목이 메이는지 숨을 여러 번 들이켜서 목구멍 아래로 내려 보낸다.
30여분 남짓 하산 후 산장에 도달하였다. 비바람은 더욱 거세게 몰아치고 너무 추워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 자체 뻣뻣한 느낌이 들었다. 건조장에 우의를 벗어놓고 산장 내로 들어가고 싶지만 건조장내가 비좁아 산장 처마 밑에서 추위를 몰아내기 위해 손을 비비면서 순서를 기다렸다. 산장 내에 들어서자 마자 선배님들이 뜨거운 물을 찾고 계셨다. 다름아니라 조재국 선배님이 오들오들 떨면서 방벽에 기대어 계셨다. 입술도 파랗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산행 전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받아 둔 것이 있어 선배님께 드렸더니 마시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물이 든 컵을 가슴에 품고 계신다. 혈색이 돌아 오는 것 같아 다행이다. 윤찬 선배님은 손이 얼어서 움직이는 것조차 힘든지 카메라 속의 밧데리를 나보고 교환해달라고 하신다. 산장 내에서 점심 후 하산을 하기 시작하였다. 하산을 하면서 비바람은 잣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은다. 산장에서 하산 중 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설상 구간으로 직접 내려 가기로 한다. 화이트아웃으로 인하여 사람을 잃을 수 있어 일행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하산을 시작하였다. 산정 주변의 구름의 변화가 순식간에 여러 번 바뀌고 비가 오다 말다 반복을 한다. 초카이산은 꽃들의 산인 것 같다. 하산 중 날씨가 맑아지면서 정말 아름다운 꽃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에델바이스도 보면서 …
두 번째 산장에 도착하여 행동식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윤찬 선배님은 한기 때문인지 뜨거운 물을 달라고 하신다. 산장에서 행동식을 혼조산악회 팀과 행동식을 교환하면서 나눠 먹다 보니 날씨가 완전히 맑아졌다. 옷을 다시 가벼운 복장으로 바꿔 입고 하산을 하면서 주변의 경치를 보며 여유롭게 내려 가기 시작 하였다.
언제 그랬냐 하듯이 날씨가 순식간에 확 변해 버렸다. 몇 개의 설상 구간을 통과하니 하산 지점에 다다르기 시작한다. 마중 나온 관광 팀과 혼조 팀과 하산 지점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산행 중 변화무쌍한 기후 속에서 아무 사고 없이 산행을 하게 해주어 감사 하기만 하다. 특히 전날 온천장에서 정식 형의 상처도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초카이소로 돌아오면서 직선상의 거리는 멀지 않은데 버스로 돌아오는 시간은 많이 걸린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도로 구간에 터널이 없이 빙 돌아서 가는 것이다.
견해에 따라 틀리지만 자연을 보호 하려는 일본인의 심성 때문이라고 하는데, 지진이 많이 나는 나라이기 때문에 재해방지 목적으로 도로에 터널을 만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을까?
7월13일 아키다현 관광 및 환영회
오전에 아카타대불 관람, 쇼지회장님 친구가 운영하는 블루베리 농장 방문 점심 후 열차 관광, ..
열차는 오늘 양정 팀과 운행 후 노후로 인하여 폐기 될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 어렸을 때 열차 여행처럼 역무원이 열차 티켓에 구멍을 내고 열차를 탔다. 지나간 시간들을 잘 보존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간이역을 지나치면서 시간을 거꾸로 올라가는 느낌이다. 마지막 운행이 될 열차를 기념촬영하기 위하여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창밖에 많은 사진사들이 선로 주변에서 손을 흔든다.
앞 좌석에는 우리 양정 팀의 전 일정에 연로함에도 불구하고 꼬박 참석해 주신 안도 선생님께서 않으셨다. 안도 선생님께서 미스타 조(조동식 선배님)는 왜 안 왔냐고 물으신다. 귀국하면 안부 전해 달라고 하신다. 2005년도 양정 에베레스트 등정 축하 때 모교 방문 후 첨 뵌 것 같은데 건강하시다. 버스 안에서 송익재 선배님이 언어 소통보다는 과거 교류관련 자료를 갖고 오셔서 소통을 하신다. 그 때마다 안도 선생님의 눈시울이 붉어지신다. 사케 양조장 견학 후 초카이 산장에서 인형극 관람 후 환영파티를 열었다.
건강 때문에 술을 자제 하시던 안도 선생님도 선배님들 방에서 밤 늦게 까지 술을 마시며 함께 자리를 하신다. 안도 선생님을 방으로 모셔 드릴 때까지 양정과 혼조 산악회의 교류 중심에 계셨던 안도 선생님께서 흥얼거리는 것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으셨던 것 같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쇼지 회장님, 묵묵히 방일 일정 기간 동안 묵묵히 후미를 담당해 주시신 초카이 산장 사장님, 아키다현 관광국 국장님 외 일본 측의 많은 단체에서 후원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또한 40년 이상의 선배님들의 교류로 일본 히데아키 쌍둥이 형제를 동생으로 만들어 주신 선배님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이번 방일 일정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도 수고 하셨습니다. 후배들이 지속적인 교류로 끊임없는 우정을 쌓아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