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등반기

||0||10임진년 들어 춥기는 사명당 사첫방 같은 날씨가 계속되더니 우리 산악회 신년산행일은 시월 막사리날처럼 따스하다.
    지하철 불광역 7번 출구에 도착한 시간이 아홉시. 산행하실 회원들은 집합완료상태. 바로 버스에 승차하다. 만원이다. 저마다 설자리에서 하루 산행을 머릿속에서 채색하고 있을 것 같다.
    북한산성입구에 하차하니 맑은 겨울 하늘 아래 솟아있는 의상봉, 노적봉의 웅자가 나를 압도하다. 후배님이 건네준 따뜻한 원두커피 한 잔을 뒤로 산행에 들어서다. 좌우길로 보이는 암자와 사찰의 명패들이 무언중에 걸어온 만큼 가야 될 길을 정표해 주는 것 같다.
    중성문을 지나니 마른 흙냄새가 역겁다. 바삭바삭 말라가는 나무들, 겨울 가뭄이 너무 심하다. 세태가 너무 삭막하니까 날씨도 그런가. 이제는 촉촉히 적셔줄 함박눈이 내려 동티된 세상을 덮었으면 한다. 던적스러운 생각인가.
    노적봉밑 노적사를 뒤로 하면서 걷다. 산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묘한 맛이 있다. 힘들다기 보다는 어떤 성취감이 와닿는 것 같고 아직은(?)하는 생각때문인가. 그래서인가 산에 오는 것이 무척이나 좋다. 걸을 수 있는 여건만 된다면 모든 산을 걷고 싶다.
   또 좋은 선후배님들을 만나 값진 이야기도 들을 수 있기 떄문이다.
   이제는 어디가 들머리든 상관하고 싶지 않다.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찬바람이 솔잎사이로 귓가를 스친다.
   샘터로 오르는 길은 반깔딱에 가까우리만큼 가파르다.
   북한산대피소(샘터)에 도착하다. 허기평심의 자세로 아래를 내려다 본다.
   점심은 서른 가지가 넘는 한정식이다. 이 상차림이 보춘화같은 합부인들의 작품이리라. 식사를 겸하여 약간의 권커니 작커니의 시간도 가졌다. 서로의 해락이다. 삼사십분의 휴식이지만 산에 취하고 맛에 젖어들다.
   용암문이 오른편에 보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한동안 작업이 진행되더니 말쑥하게 주변 성곽이 완성되었다. 옛모습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갖추어진 것을 보니 여건도 좋지 않은 높은 곳에서 애쓰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지나다.
내리막길도 돌계단의 연속이다.
   도선사 뒷길로 들어서다. 극락전 앞마당을 가득 메운 인파. 먼산과 불상앞에 합장하는 신자들. 행복을 찾기 위해서 아니면 고통이 두려워서 번뇌를 삼키는가. 깨어있는 삶, 사랑과 자비로 충만한 삶이 곧 종교이다라고 라즈니쉬는 말했다.
산들이 속삭입니다. 가치 있는 생각을 가지고 서분서분한 사람이 되라고.
   아직도 조금의 여력(?)이 남은 것 같은데 목적지인 우이동에 도착하다. 몸과 마음을 수습한 뒤에 선후배님들과의 걸죽한 탁배기 한잔으로 피로를 풀다. 기수는 달라도 마음들은 갱엿이다. 어떤 일이라도 선후배님들과 만나면 더 확연해지는 무언가가 있다.
   오늘은 값진 신년산행일이었다. 우리 모두 긴 여정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즐겁고 안전한 산행이었으면 합니다.
   아직 해가 저물려면 두어 시간의 여유가 있는데 큰 시장에 들러 집사람이 좋아하는 동태나 두어마리 사가야겠다.
   바람을 쐰 뒤에야 사람소리가 들린다.
                                                                                                                      2012. 1. 30 저녁에
  • ?
    이종태 2012.02.02 00:26
    연륜의 깊이를 느끼게하는 선배님의 글 잘읽고 갑니다. 임진년에도 형님과 가족 그리고 손주들도 건강하고 만사형통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1. 26
    Mar 20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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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산행기(박민원)

    ||0||10멋과 즐기는 산행도 좋고, 오르고 달리는 산행도 좋다. 그러나 --- 나는 청계산에 갈때는 멧새들에게 모이(밥)을 주려고 쌀이나 땅콩을 갖고 간다. 어제 아침에도 땅콩을 쪼끄만 멧새가 먹기 좋게 4-5등분하여 한주먹 만들어 배낭에 쌌다. 대공원을 출발하여 두어 시간 산행했는데 점심 먹고 간단다. 벌써 자리피고 ...
    By관리자 Reply3 Views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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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8
    Feb 20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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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시산제 산행기(김영오)

    ||0||10육모정고개에서 영봉에 이르는 능선길을 걷다가 뒤돌아보는 경치는 새로운 북한산의 모습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한 풍경을 보여 준다. 새로운 방향에 보는 오봉과 선인봉, 자운봉. 구석구석 숨어있는 오묘한 모습의 바위들... 우리에 인생도 가끔씩은 뒤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
    By김재철 Reply2 Views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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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01
    Feb 20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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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년 신년산행

    ||0||10임진년 들어 춥기는 사명당 사첫방 같은 날씨가 계속되더니 우리 산악회 신년산행일은 시월 막사리날처럼 따스하다. 지하철 불광역 7번 출구에 도착한 시간이 아홉시. 산행하실 회원들은 집합완료상태. 바로 버스에 승차하다. 만원이다. 저마다 설자리에서 하루 산행을 머릿속에서 채색하고 있을 것 같다. 북한산성입...
    By최정일 Reply1 Views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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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5
    Dec 20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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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산행의 보덕

    ||0||10 46회 최정일 신묘년의 송년산행이 이래라저래라 없이 또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간 속에 행해진다. 몸사리면서 살아온 한 해가 얼마있으면 다른 쪽으로 바뀌는, 반성없이 지나온 시간이 도움이 될 여러 가지들을 제쳐놓고 앞에 있는 내 것만 보고 지나다. 여유로운 생각없이 바쁘다는 이유 하나, 지금은 없다는 핑계로...
    By최정일 Reply1 Views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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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30
    Nov 20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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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산행기

    ||0||10국민학교 때 소풍날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눈을 떠 배낭을 주섬주섬 꾸려 집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한두 방울 내리는 것이 오늘은 왠지 산행 참석자가 별로 없을 듯 한게, 사실 일본 원정산행계획 취소와 민둥산 입산금지 등 수락산 산행 공지가 늦었기 때문인가. 그래도 맘은 상쾌한게 발걸음은 즐거움으로 한결 가벼...
    By고병국 Reply1 Views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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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31
    Oct 20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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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산악회 등산대회 참관기( 안녕하세요 아리랑TV 유혜림입니다 )

    ||0||102011년 10월 23일 일요일, 양정산악회 분들과 함께 북한산행을 한 유혜림이라고 합니다. 일 때문에 산악회에 계신 분들을 취재하던 중 인터넷 기사에서 “70년사 펴낸 한국산악의 역사, 양정산악회”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지요. 아니, 산이 얼마나 좋으면 산악회의 역사가 여느 기업 못지않게 긴 세월을 자랑할까 라는 ...
    By관리자 Reply1 Views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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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5
    Sep 201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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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낭을 메고 광화문 광장을 걷다

    ||0||10배낭을 메고 광화문 광장을 걷다 최정일 산행이 있을 때마다 가끔씩 가본 청계산 코스를 오늘은 서울대공원 방향으로 잡혀 항상 밝게 정진하는 선후배님들과의 산행을 가지게 되었다. 해발 615m의 청계산은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 과천, 성남, 의왕의 경계를 이루는 산인데 네 구역에서 산행하는 등산로가 다양하여 등...
    By최정일 Reply2 Views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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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9
    Jun 20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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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산행기

    ||0||10태풍과 폭우로 북한산 입산 통제한다고 아침 일찍 일섭이가 전화를 했다. 이틀 전 산행지를 가리왕산에서 북한산으로 변경하고 일섭에게 산행코스를 알려줬다. 시간이 맞으면 산성입구에서 얼굴 한 번 보자고 했는데 또 코스를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불광역 7번 출구 앞에는 우천에 대비한 방...
    By이종태 Reply0 Views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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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30
    May 20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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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값진 산행에의 초대

    ||0||1046회 최정일 나에게는 막내에게서 장손 현준을 본후의 산행이라는 것과 에베레스트 등정 6주년의 뜻깊은 새김을 갖고자 따스한 가슴들이 불광역 2번 출구앞에 모인후 진한 찔레꽃 내음이 풍기는 장미공원을 지나 탕춘대성 능선에 들어섰다. 암문입구에는 안내문이 세워져있는데 탕춘대란 봄을 호탕하게 즐긴다는 뜻으...
    By최정일 Reply1 Views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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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7
    May 2011
    15:25

    세계자연유산 屋久島の宮之浦岳(미야노우라타께) 1,936 미터

    ||0||10宮之浦岳(미야노우라타께)가 있는 야쿠시마라는 섬은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하며 일본서 첫번재로 등재된 유네스코 자연유산입니다.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수령 7,200년) 縄文杉등 1,000년 이상된 나무들이 즐비하고 신비로운 숲과 특이한 생태계를 한 일본에서 7번째로 큰 섬 입니다. 큐슈 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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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27
    May 2011
    15:13

    일월산 1,219 미터

    ||0||10경북 영양 일월산 산세가 공중에 우뚝 솟아 웅장하고 거대하며, 산정은 평평하고 급하지 않으며 동쪽으로 동해가 바라보이고 해와 달이 솟는 것을 먼저 바라본다하여 일월산이라고 부른다. 태백산의 가랭이에 위치, 음기가 강한 여산으로 알려져 그믐날만 되면 전국 각지의 무속인들이 이 산을 찾아 영험함과 신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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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08
    May 2011
    21:41

    5월 야영후기

    ||0||10+ 산행일시 : 2011년 5월 7일 ~ 8일 (1박2일) + 산행장소 : 북한산 + 참가인원 : 86회 신연수, 김진수, 김종선 3명 + 산행일정 -7일 15시 목동에서 만나 야영준비 및 출발          18시 북한산 도선사 도착후 산행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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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20
    Ap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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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회 총동창회 산행대회가 있던 날

    ||0||10제11회 총동창회 산행대회가 있던 날 46회 최정일 산에 취해 산에 가는 건지, 아니면 시간 메우자고 산행하는 건지. 이런 갈림길에서 어김없이 찾아오는 총동창회 주최인 산행대회가 있는 날. 꾸릴것도 없는 간단한 배낭을 매고 나섰다. 내면에 꿈틀대는 본능만 가지고 도착하니 OB산악회 골수(?)들만이 공간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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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29
    Ma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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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3월 정기산행(명성산)

    ||0||10[산행일자] 2011년 3월 27일(일) [날씨] 흐림, 눈 [산행시간] 5시간 [산행후기] 오랜만에 도심지를 벗어나는 산행이라 전날부터 설레였습니다. 목적지는 경기도 포천의 명성산이였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 허겁지겁 준비를 하고 동기들을 만났습니다. 일기예보에서 날씨가 흐리고 비올 확률이 있다더니, 새벽공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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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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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산제 산행기

    ||0||10며칠 전부터 주말에 많은 비가 쏟아진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이번만큼은 믿고 싶지 않았는데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정말로 시산제를 시작하기 한 시간 전부터 바람과 함께 제법 많이 내린다. 예보가 틀려도 이번에는 용서해 주려고 했는데… 슈퍼컴퓨터 괜히 사줬네. 한 겨울이 다 갔다고는 하지만 산 속에서 비를 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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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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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산행기

    ||0||10새해 들어 첨으로 도시락을 배낭에 챙기며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예상외로 그다지 춥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분명 들뜬 마음에서 이리다 집결지에 와 보니 내가 1등으로 도착, 역시나 얼마 있지 않아 윤찬 선배님이 반가운 얼굴로 도착하시고 연이어 반가운 선배님들이 속속이 도착하시어 오늘 산행 장소로 이동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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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30
    Dec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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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년산행 기

    ||0||10때는 바야흐로 씨끄럽고 지루하기만 한 2010년이 저무는 12월의 산행 무서운 총무님의 호출도 있고, 후배 동문들이 흰머리 선배는 왜 안나오냐고 야단이랍니다. 내가 나가면 선배님들이 저를 어려워 하는 것(?) 같아 배려인데 말입니다…… 꽤나 추운 날씨인지라 그 많던 등산객은 눈에 뵈질 않는 겝니다. 덕분에 밀리...
    By이종태 Reply0 Views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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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30
    Nov 20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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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石龍山 記

    ||0||10아침 떠나기전 게시판을 보았다. 산행인원이 많아야 30명 내외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7시30분 현장에 도착하니 몇사람 늦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이미 40명 가까이 모인 것이다. 홍성대 선수를 마지막으로 버스좌석이 한개정도 밖에 남지않은 대성황이다. 하마터면 한 두명은 서서 갈뻔했다. 집행부의 노력이...
    By조동식 Reply2 Views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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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25
    Oct 20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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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장배참관기

    ||0||10회장배참관기 - 46회 최정일 산에 가야 힘이 솟는가보다, 집사람이 나에게 한마디... 오늘은 회장배 시합이 있는, 모처럼 선후배님들과의 커다란 대면식이 있는 날이다. 전날 꾸려놓은 배낭이 가뿐하게 어깨에 걸치는 것이 오랜만에 산행에 든다고 생각해서인가 아니면 좋아서 가슴이 뛰어서 그런가했다. 벌써 단풍색...
    By최정일 Reply2 Views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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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19
    Oct 2010
    22:14

    10월 야영후기

    ||0||10+ 산행일시 : 2010년 10월 16일~17일 (1박2일) + 산행장소 : 북한산 + 참가인원 : 86회 권필중, 신연수, 김진수 3명 + 산행일정 -16일 15시 목동에서 만나 야영준비 및 출발 18시 북한산 도선사 도착후 산행준비 19시 북한산 야영장 20구역에 야영 후 석시 및 휴식 -17일 07시 기상 및 조식 09시 양영장 철수 및 백...
    By권필중 Reply1 Views1285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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