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계소식

  • 노익장 8명, 5300m서도 고산병 없이 ‘쌩쌩’
  • 에베레스트 실버 원정대 베이스캠프 떠나며 1信

    무사등정 비는 라마祭 후 아이젠 날 갈며 등반준비 “할수있다” 자신감 넘쳐
    ■ ■
    첫 목표는 6000m 캠프 내달 중순쯤 정상 도전
  •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한필석 월간산 기자 pshan@chosun.com
    입력 : 2007.04.13 00:31
    • 밤새 눈보라가 몰아쳤다. 텐트 천막이 찢어져 나갈 듯 펄럭거려 잠을 이루기 어려웠다. 눈사태 소리에 깜빡 들었던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가자 거대한 아이스폴이 어둠 속에서 섬뜩했다. 에베레스트의 아이스폴(ice fall·氷瀑·빙하가 수직에 가깝게 급경사를 이룬 것)은 악명 높은 ‘죽음의 지대’다. 곳곳에 크레바스(crevasse·빙하 표면에 생긴 깊은 균열)와 빙탑(氷塔)이 도사리고 있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크레바스는 밑을 내려다보는 순간 머리가 쭈뼛 서고 다리가 떨린다. 10여m 높이의 빙탑들은 무너져 덮칠 듯 위압적이다. 지난해 셰르파 3명이 목숨을 잃은 아이스폴이 실버 원정대가 넘어서야 할 첫 번째 난관이다.
    •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 등정에 나선 실버원정대원들이 해발 4200m 높이의 딩보체 고원을 가로질러 베이스캠프로 향하고 있다. 대원들 뒤로 쿰부히말의 탐 세르쿠봉(6608m)과 캉데가봉(6779m)이 흰 눈에 뒤덮여 있다. 실버원정대 제공
    • ◆베이스캠프 도착

      대한민국 노익장(老益壯)의 도전이 시작되었다. 조선일보사와 한국산악회 주최로 60~75세 노인대원 8명이 세계 최고봉에 도전하는 ‘에베레스트 실버 원정대’(본지 3월7일자 A13면 보도)가 지난 7일 베이스캠프(5300m)에 도착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한 지 열흘 만이다.

      이들은 모두 고산병(高山病) 증세(높은 산에서 낮아진 기압 때문에 일어나는 두통, 식욕 부진, 구토 등의 증세)를 전혀 느끼지 않은 채 구릿빛 얼굴로 건강한 상태였다. 원정대를 인솔하는 김종호 부단장은 “고소적응을 위해 하루에 300~400m씩 높이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는데, 그 때문에 베이스캠프 진입이 너무 늦는다고 재촉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에베레스트 최고령 등정 기록자는 지난 봄 70세7개월에 정상에 오른 일본인이다. 그러나 대원 전원 평균 66세가 넘는 고령대원들로만 구성된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한국 실버원정대가 처음이다. 차재현(75) 대원이 등정에 성공하면 새로운 세계 기록이 탄생한다.

      ◆각오 다지는 실버대원들

      원정대는 베이스캠프에 대원과 현지인들이 사용할 텐트 25동을 설치한 다음 11일 오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눈보라 속에서 라마제를 지냈다. 라마제란 등반을 시작하기에 앞서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간단한 음식을 차려놓은 제단 앞에서 라마승이 라마경전을 읽었고, 대원들은 안전을 기원하며 촌딜(쌀)을 뿌리고 참바가루(밀가루)를 서로 얼굴과 옷에 발라주었다.

      8명 대원 중 맏형인 차재현 대원은 1989년 에베레스트 7200m까지 오른 바 있는 산악인이다. 당시 고산병 때문에 실어증(失語症)을 앓기도 했지만 18년 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재도전에 나섰다. 출국 한 달 전 부인인 김기숙씨가 설암(舌癌) 수술을 받은 김성봉 대장은 “대장이 집안 일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아내의 격려로 등반에 나섰다. 계명대 산악부 지도교수인 김상홍(60) 부대장은 에베레스트에서 네 명의 제자를 잃은 바 있다. 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꼭 정상에 올라서야겠다는 각오다. 김성봉 대장은 “솔직히 한국을 출발할 때는 긴장되고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부담스러웠다”며 “하지만 카트만두를 출발해 에베레스트를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사이 우리 모두 세계 최고봉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 라마제 / 실버원정대 대원들이 지난 11일 베이스캠프 (5300m)에서 라마제를 열고 성공적 원정과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뜻에서 촌딜(쌀 )을 뿌리고 있다. 실버원정대 제공
    • ◆12일 새벽, 아이스폴 진입

      밤새 몰아친 바람은 라마제가 끝나자마자 죽은 듯이 가라앉았다. 어젯밤에도 아이스폴이 무너졌다는 소식이다. 무너진 빙탑을 우회해 새로운 길을 내고, 크레바스에 걸쳐놓은 쇠사다리가 빙하의 움직임으로 주저앉으면 새로운 지점으로 다리를 옮겨야 한다. 제단 옆에 장비를 쌓아두었던 대원들은 각자 장비를 들고 텐트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용히 아이젠과 피켈(얼음을 찍는 괭이 같은 도구)의 날을 줄로 갈며 마음다짐에 들어갔다.

      앞으로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지는 정상부(部)를 오르면 삼중화(특수 등산화)를 신고 두터운 우모복(羽毛服)을 입어야 한다. 제3캠프부터는 산소통을 메고 등반한다. 노인 원정대원들은 그때부터 자연과,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체력이 달려 산소를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나중에 산소통의 산소가 바닥나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대원들은 12일(한국 시각) 새벽, 삼중화에 아이젠을 차고 피켈과 스틱을 잡고 아이스폴로 들어섰다. 표고 차(아이스폴이 시작하는 지점과 끝나는 지점의 높이 차이)는 600m에 불과하지만 사다리를 걸 수 없을 만큼 폭이 넓은 크레바스와 높은 빙탑을 우회하노라면 캠프1(해발 6000m 지점)까지의 실제 등반거리는 2km가 넘는다.

      이후 해발 6400m, 7300m에 캠프를 치고 사우스콜(남동릉 안부, 약 8000m)에 마지막 캠프를 설치한 뒤 5월 중순 정상 공격에 나선다. 해발 8000m가 넘어서면 공기 중 산소량이 3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실버 원정대가 정상 정복에 성공하면 에베레스트 등반 역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 홍성대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4-1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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