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장배 등산대회 산행기

by 박경현 posted Apr 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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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동창회장배 등산대회 산행기

                                                                                                                               59회   박  경현

지뿌둥한 날씨만큼이나 몸이 안 좋다. 비나 좍좍 왔으면... 아니 ‘우천시 강행’이라 했지.
이상 기온으로 서릿발이라도 내렸으면... 밀린 회사 일이나 할텐데.
늦게까지 이불속에서 뒹군 만큼이나 몸이 바쁘다. 애써 새벽부터 도시락 준비해준 마누라 봐서라도 냉큼 가야겠지. 동창회 사무처에서 부탁한 것을 챙기고 서둘러 차에 몸을 실었다.
진행요원들은 제때 도착할 수 있을까. 원활하게 지원활동이 이루어져야 할텐데. 산행걱정보다 행정에 마음 쓰이는 것이 못내 불안하다. 사전 회합시 사무처에는 그토록 큰 소리를 쳐 댔는데. ‘산악회에서 지원 할 일은 걱정마시라’하고.

삼삼오오 모여 인사 나누기에 바쁜 무리 중에 응삼형이 보인다.  어이쿠 고마워라 무전기확보, 백수! 아싸 선발대 나가시라. 일섭! Good. 지원대 역할 분담서를 넘겨준다. 형님들 인사드리니, 동기들이 찾는다. 이번에 걷지 못하게 하면 지원 안한다는 호민이, 동순이 서둘러 출발시킨다. 정말 반갑고 고마운 원식이, 필중이. 그래 84회, 86회...줄줄이 이어지는 거야.
어서 빠져나가자. 여기 있다간 차에 실려 갈지 모른다. 개울로 몸을 틀으니 아무도 없다. 호젓하니 기분 좋다. 언덕에 오르니 형님을 계신다. 샛길이 경치 좋다고 유혹하신다. ‘저는 표식기 떼러 가야합니다’. 윤 찬 선배님 규정 코스대로 가신단다. 아이쿠 형님따라 가면... 주력이 대단하신 분인데... 후미라고 막 서둘러 걷던 것을 페이스 조절하기 시작한다. 철탑에서 원식, 필중 만난다. 반갑다. 표식기 떼는 일은 자신들이 하겠단다. 말부터가 갸륵하다. 벤치에서 석희, 정헌이 만난다. 역시 여유있어 보인다. 기부(?)받은 김밥 먹으란다. 그런데 뱃속에 넣고 가면 무거울까 거절했다. 원통사 샘물에서 기범형등 한무리를 만났다. 어 이분들 지나치면 순서가 바뀌는데... 물 한 모금 마시고 산 아래 내려보니 정말 경치가 장난아니다. 연두에서 조금 지난 푸릇푸릇한 나뭇잎하며 군데군데 어우러진 진달래 등등, 그래 경관도 살펴야 산행의 즐거움도 있다. 예전에는 밤에 스쳐 가듯 행군하고 앞사람 쫓아가기에 바빠 구경! 엄두도 못냈다. 솔직히 천년 고찰이라지만 나 학교 다닐 때는 이런 절 없었다. 이건 내 동기들 다 인정 할 것이다. 동순이 우이암 위에서 친절히 맞아 준다. 혼자서 골바람 맞으며 끝까지 길 안내를 하고 있다. 참 착한 친구이다. 능선에서는 마주 오는 사람들과 부딪치며 속도가 늦다. 발에 여유가 생기니 입이 바빠진다. 노가리가 되지 않게 수위를 조절한다. 갈림길에서 영오, 상현이, 호민이를 만난다. 이제 다 왔구나. 반갑다.
계곡에 들어서니 경수형, 인영형, 병권형, 백수, 재철... 인승일 선배, 방송반원들 줄줄이 반긴다.
여기까지! 산행 지원 완료다. 혼자만의 걱정이었나. 모든 일들이 쳇바퀴 돌아가듯 잘 돌아가는 것을... 아니지, 이것이야 말로 산악회의 내공이자 자원 봉사자들의 노력인 것인데. 새삼 성대형이 생각났다. 형이 만든 이 토대위에 나같은 휴면회원, 젊은회원들로 채워야겠다고 다짐한다.

동창회장 인사, 둘러 앉아 식사, 경품추첨, 시상식, 이 기윤 회장님 축사, 그리고 전임 고 인경 회장님도 합류하신다. 사무처에서 고맙다고 두 번이나 찾아와 인사한다. 회장님, 관태형, 무은형 등이 백마강에 자리 잡고 덕담이 오간다. 권 필중이 오늘 Hero됐다. 다른 특별 활동반들이 부러워 죽겠단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의 제일 막내이기도 하지만 그네들은 젊은 친구들이 없대나... 63회에서, 방송반에서 초대한다. 형님들은 훈육하시듯 하며 기분 좋아 보인다. 아우들은 자리가 불편한 듯 보이지만 깍듯한 예우로 경청한다. 조 재완 선배께서 한 잔 내신다. 참 멋진 곳이다. 기분 좋은 날이다.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시려 마음 쓰신 선배님들! 다 압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선배라고 여겨 조심스러이 배려하신 후배님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잊지 않겠습니다.
높고도 큰 뜻을 펼치시려는 회장님! 최대한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