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인수봉 정기산행

by 김근생 posted Jun 2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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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06년 6월 24일~25일 (1박2일)

장소: 북한산 인수봉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인수봉 아래의 야영터, 이곳에는 많은 선배님들의 추억과 나 또한 많은 지나간 기억들이 있다. 랜턴을 꺼내지 않아도, 대충 윤곽만 보아도 이곳이 어딘지, 이 바위가 어딘지 짐작이 가는 곳이다.

밤 9시 30분경, 먼저 인수산장에 들러 우리 캠프의 위치를 확인하고 도착하니 반갑게 맞아준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고 정다운 밤이 깊어가는 아늑한 우리들의 보금자리..아무데나 소변을 갈겨 그런지 냄새가 약간 나긴 하지만 나에겐 그 냄새 또한 역하질 않다.

마지막으로 도착하시는 정기범 전 회장님의 소리에 모두 일어나 인사를 나누곤 약 2시간 후에 잠이 든다. 오늘은 내일의 인수봉 등반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해본다. 내일 기상시간은 오전 5시..아침일찍 원식이가 눈을 떠 승목이와 밥을 준비하고 부산하다.

약 3일간의 계속되는 어려운 일정속에 몸이 천근만근이다. 그래도 산속에 이렇게 야영을 할때면 잠이 깊이 들지 않는 것은 왜일까? 아침을 먹고 오전 6시를 조금 넘겨 인수봉을 출발..

너무 일찍이라 그런가?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아우~~좋다..어느코스든 선택만 하십시오..인수 B로 방향을 잡으려다 벌써 등산학교 사람들이 많다. 다시 변경하여 인수 A로 방향을 튼다. 오늘 처음으로 인수등반을 하는 승목이는 긴장된 얼굴이다..편하게 해라...잘 할수 있어..

대슬랩을 올라 오아이스까지의 두 피치는 그런데로 수월하게 진행된다. 로프가 2동이라 5명이 등반하기엔 부족하지만 그냥 등반은 진행된다. 오늘의 백미인 크랙과 침니가 이어지는데 이 두 피치에서 많은 시간이 지체된다. 첫번째 크랙을 잘 통과해도 두번 째 침니는 만만치가 않다.

요령은 왼쪽 발과 오른쪽 손이 홀드를 잘 찾으면 그 해답이 있는데 처음 시도하는 대원은 아무래도 헤매기 쉽상이다. 예전에 이런 코스를 워커를 신고 했다고 생각하니 절로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네 번째 침니를 올라 도 침니구간을 하려다, 아무래도 시간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곤 왼쪽 덮개바위 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러니까 영자크랙으로 가질 않고, 덮개바위를 올라 바위가 층층이 쌓여있는 침니구간..인수A 변형의 한 코스로 접어든다. 이구간은 대략 쉽게 오를 수 있고 올라서도 한 피치는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쉽게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상에 다 도착한 시간은 정오를 훌쩍 넘긴다. 12시 전에 하강을 완료하리라던 예상과는 다르게 시간이 많이 지체된것 같다. 정상에 올라 가져온 간식과 음료를 들며 탁 트인 전망과, 저멀리 한강이 보이고 만경대, 백운대가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오늘 날씨는 바위하기엔 안성맞춤이다. 바람도 간간이 잘 불어주고 햇빛도 강렬하지 않으니 말이다.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든다. 정상에서 하강을 60미터 로프 두 동을 연결해 끝이 약간 모자르지만 텐션에 의해 로프가 늘어져 땅바닥까지 로프가 닿는다.

내려가다 줄이 꼬여 다시 끌어올리는데 애를 먹는다. 로프는 정말 좋은 것으로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하강을 모두 무사히 마치고 야영장에 도착하니 조재완 회장님을 비롯해 5회, 9회 선배님들이 와 계신다.

오늘은 정기산행인데도 일기 예보에서 비가 온다는 관계로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하질 않으신 것 같다. 가져온 음식을 나누며 이것 저것 챙겨주시는데 배가 불러 도저히 먹질 못하겠다. 그래도 끓여놓은 라면은 그 맛이 일품이다. 텐트를 정리하고 하산하여 우이동 원석이네에 모여 시원한 막걸리로 하산주로 목을 축인다.

오늘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