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떼,안나푸르나,좀솜

by 46회 최정일 posted Dec 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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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안나푸르나,좀솜

일시 : 2008.11.6 ~11.14
여행지 : 네팔의 안나푸르나,좀솜 일대
참가대원 : 대장     - 심종보                총괄기획 - 이우영
           대외섭의 - 조무웅, 이혜숙                자료조사 - 윤성균, 나윤주
          안전위생 - 조운상, 황미연                기록/글  - 최정일

제1일 11월6일
  어떻게 가야 하는 가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해야 멋있게 갔다 올 수 있을까 하면서 도상훈련도 몇차례 가지면서 잡다한 생각과 뜬 마음으로 출발했다.
  우리와는 시차가 3시간 15분의 차이로 7시간 비행 끝에 수도인 카투만두의 트리뷰반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라나라는 이름의 현지 가이드가 80%에 가까운 우리말로 반갑게 맞이하면서 디하려(환영의 꽃목걸이)를 걸어 주니 벌써 이국의 정취와 더불어 네팔리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겠다. 시내로 들어서자 6.25 전후와 비슷한 분위기, 위도상으로 보면 우리보다 아래인 관계로 약간 후덥지근한 날씨인데 거리 한쪽에는 이발사가 머리를 만지고 손님은 거울을 들고 서있는 진풍경, 쭈그러진 일본차,핏기 없는 사람들, 길마를 지운 노새들, 염소떼, 신호대가 거의 없는 관계로 버스와 템포 그리고 저렴한 릭샤들이 서로 먼저 들이 대는 것이 통행 1순위가 되는데 매연과 소음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에서 담배를 피우며 걸어가는 사람들의 심장은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도 어딜가나 옴마니 밤베홈은 써있어 신의 보호를 받는가 보다. 선택된 인간들, 잘 잡혀진 질서보다는 약간 혼잡하고 무궤도라고 해도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먼저 타멜시장으로 갔다. 서울의 이태원에 비유되는 곳으로 외국인 트래커와 성지순례단이 많이 모이는 관계로 이들을 위한 여러 편의 시설이 산재해 있지만 수준이하고, 귀가 울 정도로 소란스럽다.
  길거리 붉은 색 간판에는 미모의 인도 모델 여인의 lux 비누 선전하는 장면이 유난히 눈길을 끄는 지붕 위로 자기 집을 수호한다는 여러 빛깔의 룽다(깃발)만 펄럭인다. 네팔의 첫날밤은 하이야트 호텔에서 묵다.

제2일 11월7일
  네팔 환경 적응 훈련의 하나로 시내 관광에 들어갔다. 구왕궁을 지나 원숭이가 먼저 인사를 하는 황금탑의 스와얌부나트 스투파(사리탑)로 갔다. 카투만두 벨리에 모셔진 모든 사원들 중에서도 고풍스럽고 불가사의한 탑인데, 이 탑은 13단계의 깨달음의 기단이 있고 대부분의 순례는 동쪽입구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며 가장 의문이 되는 것은 물음표 같이 생긴 코인데 이것은 네팔의 숫자 1을 나타내는데 모든 진리는 하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향냄새와 구분이 안되는 특이한 냄새로 머리가 횡행, 잠시 탁세로 빠지는 듯한 분위기였다. 탑과 원숭이 숫자가 비슷할 정도로 원숭이의 천국, 탑의 규모도, 색깔 등 모두가 압도 되는곳, 신에게 가장 낮게 구부리는 의미의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정신은 무엇을 얻고자 할까 아마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밝혀 준다고 해서 돈을 아껴 양초를 구입, 불을 밝히는 그네들의 모습에서 나는 혼자 역행을 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문자답을 하면서 마니차를 돌려 봤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인구보다 신이 더 많다고 하는 나라, 모든 사물이 다 신인 나라, 잠시나마 경건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종교는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너와 나의 신이 다르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만민을 꿰뚫어 보는 두개의 눈의 탑, 신비와 소란함의 극치를 맛보면서 더르바르 광장으로 나갔다. 부정부패로 무너지기 직전 유네스코가 개입하여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이 곳은 대부분이 목조건물인데,기둥과 창살마다 섬세한 조각이 되어있다. 그리고 기이한 모습의 수행자들과 까마수트라의 성전 내용을 조각한 기둥과 벽면 위로 많은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이곳만은 크게 들린다.
  처녀신의 화신이 살고 있는 꾸마리 사원으로 갔다. 현지인들에게 꾸마리는 두르가의 화신으로 숭배되고 있는데 이 화신으로 뽑힌 5살의 미소녀가 살고 있는 사원으로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바깥 출입을 할 수 없는데 이 소녀를 보려면 사원 입구에 있는 시주함 속에 100루피 정도의 돈을 넣어야만 2층 자기방의 창문으로 5초 정도의 시간을 관광객들에게 얼굴을 내밀어 보여준다. 신성함과 화폐의 위력이 교차되는 곳이다. 현대에 존재하고 있는 화신도 먹고 입어야 되는 시대속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 특이한 점은 힌두신인 꾸마리는 불교도 금세공업자의 딸 중에서 선별 된다는 것이며 추앙을 받는 꾸마리도 초경을 치르게 되면 신성을 잃은 것으로 간주하여 사원을 떠나야 한다. 숭엄한 사원에서도 자동차 클랙션소리, 흥정을 거는 산발된 모습의 어린 아이들, 벽보에 붙인 신문을 보고자 우르르 몰려 있는 사람들, Nepal Sanskrit University 라는 현판은 붙어있는데 초등학생 정도의 학생들만 시끌벅적하다. 10년간의 중등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취업을 해야하는데 일자리가 없어 외국으로 송출되는 석학(?)들이 많다고 한다.

  오후에는 해발고도 900m에 위치한, 교육과 휴양관광의 네팔 제2도시라는 포카라로 이동했다. 비행장에서 몸체를 잡고 흔들어 보니 나의 작은 힘으로도 흔들리는 경비행기속에서 25분간 마음을 졸이면서 도착했다.
  포카라는 호수라는 뜻의 네팔어에서 유래하였는데 히말라야 트래킹 코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여개의 코스를 가지고 있으며 짝퉁 유명 상표의 등산용품 장비점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고 머헝고(비싸다)하면서 부르는 값에서 반까지는 거래가 가능한 풍경이 있는 곳이다.
  여기는 삼각형모양의 마차푸차레봉부터 우리들을 압도하는 히말의 순백 연봉들이 웅자와 신비를 더해 준다. 저 많은 연봉들에 도전하는 인간들, 인간은 대자연의 위대함에 고개만 숙이면 되지 도전한다는 것은 신에게 도전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이 드는데, 지금 우리들의 부분적인 도전은 신도 인정해 주는 배려 속의 행위라고 본다.
  숙소인 Base Camp에서 짐을 정리한 후 티벳난민촌에 있는 수공업 양탄자 제조공장으로 갔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아낙네들의 밝은 모습, 30대의 모습이 50대로 보이는 것은 그만큼 겉모습과는 다른, 읽을 수 없는 그들의 일희일비가 가슴에 묻어 있는 것 같아 보이는 나만의 착각인가, 오후 늦게 만년설이 녹아 흘러 형성된 Fewa 호수에서 보트놀이를 하면서 해거름을 안고 떠 있는 히말의 연봉들을 보았다.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런 곳을 언제 또 보게 될까. 지난 술회 속에 묻어 있던 모든 것을 씻기라도 한 듯 물에 손을 담궈 본다. 수면 위에는 물방울 한 점 튀는 일이 없는 고요의 극치, 호수는 하나의 원이다. 산다는 것도 하나의 원속에서 쳇바퀴 돌 듯 하는데 이것도 모두가 부처님의 섭리안의 일이겠지. 어쩌다 길에서 부딪치는 어린 소년은 뭐니(머니)하면서 길을 막는다.

제3일 11월8일
  좀솜으로 이동하는 날, 오늘부터 본격적인 트래킹이 시작되는 날이다. 잠들도 없는지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시계는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먼저 눈치채고 없어진 방귀 소리에 놀라 깨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해발 2,710m의 좀솜의 일기가 불순해서 비행출발시간이 지연되었다고 했는데 예정대로 출발이 가능하단다. 안개가 뿌옇다. 13:35분 출발, 25분간 소요예정, 오른쪽에 앉아야 설산연봉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동작이 떠 못 앉았다. 사탕과 솜을 준다. 귀를 막지 않으면 약간의 고통이 수반된다는 가이드의 이야기에 틀어 막는다.
  능선 따라 이어진, 산재된 가옥들, 계단식 논, 계곡 사이로 난 소로들, 갑자기 우회전 하는 줄 알았는데 강풍 때문에 연봉옆으로 밀려나는 우리가 탄 yeti 미니항공기. 30분간 마음 졸인 끝에 도착했다. 어느 시골의 학교 운동장과 공항 규모가 같다고나 할까. 우람한 산봉우리 사이에 존재 한다는 것 이외는 모든 것이 황량하게만 보인다. hotel Snowland에서 밀크티를 대접받는 사이에 선임가이드는 포터들을 수배, 5일동안의 트래킹 스텝멤버를 구성한다. 우리 일행은 11명인데, 가이드 3명, 포터 6명, 주방팀 7명 모두가 27명이나 되어 5일간의 생사고락(?)을 같이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네팔리들과의 동작 대화가 시작된다. 나마스떼(아침,점심,저녁,안녕,안부,감사의 표시를 나타내는 말)에서 시작되어 나마스떼로 끝나면 된다. 20개 정도의 단어를 외워가지고 간 것이 유일한 의사소통의 친구가 되었다.
  이동하기 시작한다. 자외선이 상상을 초월하고 맞바람이 우리 일행을 어렵게 한다. 풍백에게 제를 지내고 출발을 했어야 했나. 7천m가 넘는 닐기리봉이 우리 앞에서 위용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는 도로 한 가운데를 지난다. 적막강산,무심히 걷는 소, 아무렇게나 누워있는 시커먼 개들, 황야의 무법자 장면을 연상시키는 흙먼지 바람, 얼마전에 방영된 다큐멘터리 차마고도의 한 장면 속에서 갇혀서 우리들은 지금 트래킹이 진행되고 있다. 많은 트래커들이 지나간다. 낯선 곳에서 여행을 하다보면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만나다 보면 여러 형태의 삶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은데 그런 속에서 나는 성숙해지는 것일까.
  2,701m의 시양을 지나 첫날 첫 휴게 장소인 2,670m의 Marpha(마르파 혹은 마파)에 도착했다. 우리말을 잘하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지만 지명이나 인명에 대한 발음은 내가 듣기가 어려워서 옮겨 적는데 표기상의 문제가 많음이 있다.
  마르파로 들어가는 입구는 카사부랑카라는 영화속의 마을을 연상시키며 돌로 지은 집들이고 대부분이 흰색으로 칠이 되어 있으며 슬라브지붕 위로는 땔감이 많이 쌓여 있는데 나무가 굵고 높이 그리고 많이 쌓여 있을수록 여유있는 집으로 인정한다고 한다.
  트래킹 하는 첫날 첫 점심 식사시간이다. 식탁을 보면서 색순응이 잘 안될 정도의 놀라운 메뉴가 식욕을 돋구었다. 하얀 쌀밥, 된장국, 김치, 깍두기, 시금치무침, 김, 오징어젓갈, 멸치볶음, 보리차, 숟가락, 젓가락 완전히 한정식이다. 식후에는 커피,과일,식사조리팀 7명의 바구니 배낭속에는 5일간의 식량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마음가짐이 든든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길, 넓은 들, 긴담, 우리들 곁에는 검은 강이라는 뜻의 갈로파강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내따라 붙는다. 만년설이 녹아 흐른 물에 회석의 돌들이 굴러 내려와 섞여 흐르는 관계로 검은 빛을 내고 있는 이 강물이 어디로 가는지는 우리 삶이 어디까지 인가는 대충 알아도 끝간데를 모를 것 같다. 시기적으로 건기가 되어 메말라 있는 진한 회색의 모래 길위로 바람까지 불어 앞사람의 발자욱에서 일어난 먼지가 뒷사람의 코주변까지, 우리는 지금 사부합창속에서 차마고도를 걷고 있다고나 할까.
  15:00분 쯤 2,590m의 Tukche에 도착, Yak hotel (여기서는 호텔이라고 하지만 롯지(lodge)임)에 도착해서 첫날 롯지 생활이 시작된다. 롯지는 트래킹 중에 머물게 되는 산장 스타일인데 구조는 방에 나무로 된 침대,물렁한 스폰지 매트리스, 때가 낀 커버, 공동화장실, 세면실, 샤워장으로 구성되 있는데 실내가 나무로 된 까닭에 소리나지 않는 슬리퍼를 신어야 예의가 된다고 한다. 온기라고는 하나도 없는 강원도 안가도 삼척이라는 말처럼 썰렁하고 음습한 기운이 배낭을 풀기가 무섭게 엄습한다. 오늘 입던 옷 그대로 침낭속으로 침투했으나 피곤함에 비하여 잠은 오지 않는다. 이 산속에서는 절제되고 꿈을 간단히 잊어버리면서 합리적인 면을 찾아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을 벗삼아 살아갈 것 같다고 생각도 해봤다.

제4일 11월9일
7,061m의 닐기리북봉의 검은 모습이 창문에 선명하게 나타나는 시간, 노새들의 방울소리에 잠이 깨었다. 이따금씩 터지는 아이들의 고함소리. 하루가 지났는데 얼핏 생각하기에 혼자 트래킹을 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첫째로 길을 잃을 수가 없다. 노새들의 행렬 뒤에는 반드시 응가가 지천이다. 누릇누릇한 빛깔만 보면서 가면은 길이 나타난다. 그러나 노새것을 피하며 가게 되면은 아름다운 설산의 연봉과 계곡을 감상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신경끄고 막 밟고 워킹을 해야만 한다. 이 트래킹 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흙,돌,노새응가로 반죽이 되어 있다. 둘째로 코스 중에는 어디나 롯지가 있고 트래커들과 포터가 길 위에 있기 때문이·다. 괜찮은 롯지 마을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있는데 가격표를 보니 달밧 또는 볶음밥이 190~290루피,피자가 300루피,오믈렛이 120루피,차한주전에 170루피,맥주나 위스키가 170~230루피라고 메뉴판에 있으며(1달러=약73루피) 서점이 꼭 있다. 이 깊은 산골에 웬 서점이냐고. 외국인 트래커들은 책을 구입해서 쉬는 시간에 롯지테라스에 앉아서 설산을 배경으로 독서들을 하고 있는 모습이 전 구간에서 볼 수 있다. 우리 팀은 너무 빡빡한 스케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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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식 2009.01.01 17:25
    아름다운 코스를 트레킹으로 다녀오신 선배님들!
    그리고 역시 글 잘 쓰시는 정일이형 ,
    가리방 글씨는 물론 팔방미인이었던 원갑이 형 생각이 더욱 더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