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산행의 소리

by 최정일 posted Dec 2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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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 송구영신의 기분으로 산행을 하는 날, 30분 늦게 도착하고 보니 벌써 떠나고 없다. 허전한 마음이 게으른 맘보다 먼저 와 닿는걸 꺾어버리고 뒤쫓기로 했다.
입구에서 이창호 후배님을 만나니 영양분을 공급받은 것 처럼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좋은 선후배님들이 있음으로 해서 나의 존재가 가치있는 삶의 연속선상에서 장구하겠지.
나뭇잎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엷게 들린다. 구기터널코스는 등행경기때 하도 뛰어서 그런지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봉우리 하나가 접어지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대남문부터 7부 능선을 따라 걷는다. 낙엽속에 감추어진 살얼음이 이따금씩 나를 긴장케 한다.
대동문에서 모두를 반갑게 해후한 뒤 마신 갈근주 한 모금이 해답이 필요없는 무언의 세계로 진입하려 한다.소귀천 코스가 넓어만 보인다.
오늘 산행의 귀착지인 초가집에서 푸짐한 한정식으로 더 말할 것도 없는 선후배의 공동체 모임은 무르익어갔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산악회 발전에 공이 있으신 홍용표 선배님과 김명수 동문, 그리고 양정산악회가 행사 때마다 모일 수 있게 끔 장소를 수배,준비해준 이성재 회원께 감사의 선물전달식이 있었다.
이날은 이기윤 회장이 만든 올해의 양정산악회 4자성어가 유독 마음을 끌었다. 양정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며 나의 발전이 양정의 발전이라는 기치는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너무나 좋았다.
뜸하다가 만나는 좋은 자리에 맛있는 음식에 그리고 넉넉한 덕담들.이제는 수직보다 수평으로 가고 있는 나나 우리의 양정산악회 모두가 서로가 믿고 의지하는 마음속에 단합과 결속을 다짐하면서 기축년에도 산악인답게 살아갈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하고 바래는 마음 뿐이다.
산은 우리 모두를 익게 만드는 아궁이이다.
내몸과 마음에 수도 없는 덧칠을 하고 살아온 나에게 아궁이의 불빛은 나를 씻어 줄 거라고 생각한다.

무자년 12월 28일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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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순 2008.12.31 13:00
    선배님. 2009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profile
    조동식 2009.01.01 17:29


    양정의 발전이 나의 발전이며
    나의 발전이 양정의 발전이라는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