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추모산행기

by 홍성윤 posted Aug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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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90회 졸업생 홍성윤입니다.
8월 15일에 가졌던 추모산행의 일기를 이틀이 지난 이제서야 올리게됩니다.
글재주와 표현력이 부족한 점은 너그럽게 봐주시길 바랍니다^^

산행일 아침에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아침밥도 든든히 챙겨먹고 여러가지 짐과 점심도 챙겨서 8시에 집에서 나왔습니다. 가는데 2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결국 집합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1년 반만에 다시 찾는 북한산이라 지하철 출구를 잘못 찾고 버스도 잘못타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입니다. 헐레벌떡 올라와서 당황하고 있었는데, 마침 박경현 선배님을 입구에서 뵙게 되어 한시름 놓았습니다. 입구에 계신 다른 선배님들께도 인사드리고 뒤쫓아온 91회 김세종, 김기동 후배와 합류하여 추모비로 향했습니다.

추모비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얼마전에 추모비를 옮겼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단순히 이사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저는 웅장한 대리석 조형물이 양정 선배들만을 기리기 위한 것인 줄 알고 '역시 양정은 스케일이 다르구나!!' 라고 잠깐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산악연맹에서 여러사람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도 잠시, 양정 선배들을 포함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산에 열정을 바치다 끝내 잠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절로 숙연한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추모비에 향을 올리고 잠시 묵념하는 동안, 그옛날 젊음을 바쳐가며 산을 오르던 선배들의 뜨거운 혼이 가슴 속에 흐르는 듯했습니다.

추모식은 오래걸리지 않았습니다. 식을 마치자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부드럽게 내리는 비와 함께 영봉을 오르는 산행도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재학생일 때만해도 영봉능선 코스가 휴식년제 구간이었는데, 이제는 훤히 뚫려서 길도 잘 다져있었습니다. 그때는 무성한 풀을 헤쳐 나가느라 주변 경관을 눈에 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여유롭게 장엄한 인수봉의 경치과 탁 트인 바위절경을 맛보았습니다. 가뿐하게 영봉을 넘고서, 적당한 자리를 잡아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달랑 김밥 한 줄만 싸갔지만 선배님들 덕분에 푸짐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주신 김백수 선배님 감사합니다^^

화기애애한 식사가 끝나고 느릿느릿 하산을 하였습니다. 우이동까지 1시간 남짓 걸려 내려와서, 뒷풀이로 시원한 맥주를 마셨습니다. 다른 일이 급하신 분들이 많아서 뒷풀이는 짧게 마치고 모두 해산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은 김영오 선배님과 함께 해서 든든했습니다. 오는 내내 졸긴 했지만 잠깐이나마 선배님께서 해주신 인생조언은 마음에 잘 담아두었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그렇게 8월 15일은 의미있게 지나갔습니다. 오랜만에 산에 올라 몸과 마음이 정화되었고, 존경하는 선배님들, 반가운 후배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럼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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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현 2008.08.18 07:46
    총무 59회 박경현입니다.

    풋풋한 싱그러운 냄새가 물씬 나는구나.

    새 얼굴,새 생각,새로운 젊음,

    우리는 기다려 왔고,함께 하고 싶구나.

    학생들 바쁘지.그래도 자주 보기를...약속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