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9월정기산행기

by 관리자 posted Sep 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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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013년 9월 북한산 비봉 정기산행기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니 계속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다음 주 월요일까지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늘 정기산행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시간에 맞추어 약속된 장소인 불광역에 도착해보니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언제 보아도 반가운 얼굴들 회장님을 비롯하여 선배님들이 보였다.
비록 우천 중이라 많은 인원이 참석은 하지 않았어도 날씨에 상관없이 양정산악회의 변함 없는 산행이 항상 편하게만 느껴진다.
산행은 용화공원에서 족두리봉으로 산행을 하기 시작하였다. 산행 시작부터 비가 그친 후라서 그런지 싱그러운 풀잎과 산 나무 잎의 향내가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며 발 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비가 와서인지 물먹은 바위들은 우리 일행에 경각심을 일으켜 주려는지 미끈거리며 산행의 속도가 더디기만 하다. 아마 자연은 비 온후의 장관을 보면서 천천히 쉬엄쉬엄 가라는 뜻인가 보다. 족두리봉 정상으로 올라 가는 도중에 잠시 쉬면서 뒤를 돌아보면 물안개들과 막힘 없이 펼쳐진 도시의 경관과의 조화로움이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놓은 듯하다.
어렵게 족두리봉 정상 부근에서 산 풍경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능선을 타고 향로봉으로 향한다.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 구름과 물안개로 만들어진 자연의 커튼이 산 봉우리들을 숨겼다가 다시 내놓는 시시각각 펼쳐지는 자연이 만들어 내는 공연이 나에게 얘기한다. 산은 항상 변함없이 여기에 있지만, 산행을 할 때마다 항상 다르다. 아름답고 신비하고, 슬프고 때로는 무섭기도 하지만, 내가 어떤 마음으로 가든지 항상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기에 편하기만 하다.
선배님의 말씀처럼 비봉 근처 구름 위에서 점심을 먹고, 구름 위를 잠시 산책을 하고 왔다.
산행에 참석하신 모든 선배님들 수고 하셨습니다.
내가 어디 가서 무엇을 하던, 선배님들이 만들어 놓으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양정 산악회가 있어 편안합니다.
양정 산악회에 많은 흔적을 남기신 임병문의 전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68회 양 승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