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정기산행기(대둔산)

by 관리자 posted Nov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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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온 듯 도망 가버리는 가을을 잡으려 양정산악회의 11월 정기 산행 길에 올랐다.
대상은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우는 대둔산. 한 번도 가본적은 없지만 가끔 TV에서 소개되는 유명한 구름다리를 지닌 산이라 흥미로움에 설레 였다. 실제로 보니 구름다리는 인위적으로 만든 구경거리일 뿐, 초입부터 보이는 기암괴석들은 마치 설악산의 울산바위를 연상케 하고 약 0.6km의 계속되는 오르막길은 관광만을 기대하는 이에겐 고통스러움이다. 한숨을 돌리고 능선산행을 시작하니 계속 내려가는 능선의 길이를 원망스러워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상에 가려면 내려간 만큼 올라가야 하고, 올라가서도 또 올라가야 하니 인내심을 갖고 즐겨야 한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드디어 정상인 마천대가 보이고 좌우로 안개에 둘러싸인 봉우리들이 빼곡한 게 지리산 정상에서 본 풍경과도 닮은 것 같고 군대에서 보았던 향로봉 주위와 비슷하기도 하다. 높지 않은 산이라 북한산 정도의 스카이라인 일거라 짐작했는데 의외다. 사진만보면 강원도의 심산유곡이라 해도 부인하지 못할것이다.
마천대 정상에는 개척탑이 있는데 그 의미를 써놓지 않아 왜 정상에 그렇게 인위적인 탑을 세워야 했는지 알수가 없다. 넓은 시야를 가리는… 어울리지 않는 피조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서 선배님들과 사진도 찍고 아래를 내려 보니 구름다리가 보인다.
이기윤선배님등  몇 분이 1978년도에 대둔산산행을 했었는데 그때도 그 다리가 있었는데 이름이 출렁다리였단다. 7,80년대의 시대상을 반영한 이름인가.. 구조물이 약해 출렁거릴 정도였다면 시야가 넓게 보여 고도감이 있는지라 심신이 약한자는 건널 수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구름다리는 배티재 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일방통행으로 인해 건널 수가 없게 되어있다. 주위분들께 미안함을 무릅쓰고 역주행하여 건넜는데 그리 큰 감흥은 없고 선배님들처럼 30년뒤에 올거라 생각하니 이야기거리를 챙긴 것으로 만족한다.
급하게 하산하다보니 구름다리까지 케이블카가 다닌다. 그것으로 인해 음식점들이 산정상 아래까지 들어섰다. 기름튀기는 냄새에 행락철에는 얼마나 시끌벅적했을까..경사가 급해 다치는 사람도 많았으리라… 아니나 다를까… 하산하니 앰뷸런스가 요란스럽게 두번이나 왕복했다. 혹시… 과음 후 내려오다 급한 경사에 발목이라도 다친 것은 아닌가…
오랜만에 원거리 산행을 하니 기분 좋다. 확실히 산이 넓고 크다.
산행을 위해 준비해주신 회장님..총무님..간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71회  이 영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