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양정 정기 산행을 다녀와서

by 김동순 posted Nov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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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양정산악회 정기 산행을 다녀와서>
날짜 : 2007년 11월 25일
코스 : 불광역 2번 출구 -> 용화매표소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우회)
       -> 점심(포금정사지) -> 금선사 -> 비봉매표소 -> 이북 5도청
소요시간 : 식사포함 4시간

언제나 그러하듯 산을 간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슴 한 구석이 설렙니다. 새벽부터 도시락과 여러 가지 간식을 준비하면서 벌써 마음은 산으로 달려갑니다. 며칠 동안 초겨울의 날씨를 보이던 날씨도 오늘은 바람도 없고 아주 산행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휴일 산행객으로 북적이는 불광역에 도착한 시간은 9시 4분 경. 곧이어 조재완 회장님이 오시고 동기 이영원 등 반가운 선배님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선배님들을 기다리면서 오늘 산행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회원들 개인적으로는 불광동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많이들 가셨지만 5년 이래 정기산행에서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공단 직원 자격으로 안일섭 선배님의 산행 코스안내로 족두리봉을 향해 능선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풀린 날씨로 산에는 병목현상이 심했고 중간에 선두와 후미가 너무 멀어져 잠시 길을 놓치기도 했지만 장쾌한 암릉 길을 걸으면서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족두리봉 지나 향로봉을 우회하는 도중에 앞에서 “퍽” 하는 큰 소리에 다들 발을 멈추고 앞을 보니, 동기 이영원의 배낭 지퍼가 터지면서 안주로 준비해간 <족발>이 비산 했더군요. 다행히 비닐봉투는 안 터져서 그 많은 등산객들이 오가는 길에서 족발을 줍는 X팔림은 면했지만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매우 미끄럽던 그 코스에서 앞에 가던 아주머니가 넘어지는 모습에 도와주려다 저도 함께 약2미터 정도 미끄러져서 손등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습니다. 장갑을 준비해 갔지만 귀찮아서 안했더니, 겸손하지 못한 저를 산이 가볍게 꾸짖더군요.

약속한 비봉 아래의 옛 절터에서(포금정사지) 모여 점심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윤찬 선배님 등 몇 분의 선배님과 사모님들의 얼굴이 안보여서 물어보니 사모바위까지 산행을 하셨더군요. 30분 정도 후에 모두들 모여서 식사를 했고, 근무시간에 정기산행 안내로 수고하셨던 안일섭 선배님께서 공단 근무 관계로 돌아가셨습니다.

향로봉 중간에 쉬는 곳에서 윤찬 대 선배님의 서계신 모습을 보며 지리산에서의 산행이 오버랩 되면서 ‘젊은 놈들이 왜 이리 굼떠’ 라고 말씀하시는 거처럼 느껴서 혼자 속으로 웃었는데, 역시 대단한 체력에 존경스런 선배님이십니다.

식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하산 하던 중에 대학시절 들었던 ‘바위처럼’이란 노래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그 시절 느꼈던 것과는 다르게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마지막으로 11월 정기산행에 참석해 주신 모든 선배님들과 회장님 이하 집행부 그리고 근무시간 중 시간을 내주신 안일섭 동문께 감사말씀 전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12월 송년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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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처럼 살아가 보자
모진 비바람이 몰아친 대도
어떤 유혹의 손길에도 흔들림없는
바위처럼 살자꾸나
바람에 흔들리는건
뿌리가 얕은 갈때 일 뿐
대지에 깊이 박힌 저 바위는
굳세게도 서 있으니
우리 모두 절망에 굴하지 않고
시련 속에 자신을 깨우쳐가며
마침내 올 해방세상 주춧돌이 될
바위처럼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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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산악회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11-29 23:28)
  • ?
    정관태 2007.11.26 18:53
    김 동순후배 정말 고마워! 이렇해 산행후기를 쓸줄이야, 사실 산에 갔다와서 산행일기를 쓴다는 자체가 굉장히 힘들거던 하여간에 앞으로도 산행후기를 계속 부탁했으면 좋겠어, 부탁해요 그리고 정말 고맙고........
  • ?
    박정헌 2007.11.27 02:05
    동순이의 글이 주옥 같군요. 나는 지금 샌프란시스코에 있는데, 네글을 읽으니 마치 내가 직접 산을 걷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행을 항상 참석해서 계속 좋은 글을 계속 읽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