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행사의 하나인 회장배 친선 등반대회가 예정대로 실시되었다
우이동 옛 만화상회 자리앞에 모인 친숙한 얼굴들의 환한 미소속에 출발이 되고 어제 무의도 트레킹의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송추까지의 머나먼(?) 트레일이 시작되었다
우이령 초입부터 물들기 시작한 단풍의 터널로 들어섰다. 북한산과의 대화가 오랜만에 시작되고 무게가 느껴진다
숲길인지 산책길인지 구분이 안되는 속에서 바람소리, 낙엽 뒹구는 소리, 사각사각되는 소리, 서로 안고 있는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오랜만에 밟아보는 우이동 산길은 나에게는 마음이 많이 가 있는 산이다
산악반에 처음 들어와서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밟아본 산이 우이암 가는 산길이기 때문이리라
그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에 애틋한 연모의 정이 가는 길인데 어쩌다 한 번 밟게 되는 인연을 가지게 되었는지,
빈 마음으로 대하지 못하고 이것저거 재보다 보니 그렇게 된것 같아 공연히 눈길은 단풍에게로만 간다
단풍 중에도 유독 빨간 단풍이 눈에 찬다. 선택된 단풍이다
공룡능선이나 뱀사골에 버금가는 단풍숲 사이로 더덕더덕 끼어 있는 불순한 마음의 찌꺼기를 털어 버리듯 선후배님들 사이에
끼어 가는 산행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따금씩 쉼자리에서 여학생님들이 주시는 과일의 맛이 단풍의 정취와 함께 달기만 했는데 조금더 힘들여 된비알의
우이남능선에 올라서니 오가는 산행식구들에 채여서 벅찬 감을 가지게 된다
우이암 주변도 많이 변했다. 원통사 내부의 일부가 중측이 되고 우이암깔딱에는 데크로드가 만들어지고 그 바윗길 속으로
우리들은 김상일 회장의 인도로 어느덧 도봉 주능선 안부에 올라섰다
단풍이 색깔의 향연을 저마다 부리면서 나름대로 생명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노랗거나 빨갛거나 모든 단풍들은 황홀하다
뿌연 날씨속에서 그래도 빛의 자태를 잃지 않고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단풍의 깊은 매력에 빠져 헛발을 딛기도 하다가 오봉능선에 도달했다.
웅장한 자태들의 다섯 봉우리 뒷쪽으로 자운봉이 웅자를 뽐내고 그속을 산행하는 트레일러들에게는 이런 축복을 어디가서 맛보랴싶다
계산되지 않는 땀을 흘리면서 오르고 내린다. 내가 이렇게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생각하니 야릇한 웃음의 얼굴이 그려진다
단풍들과 바위들의 존재양상이 흩어졌던 마음을 정좌시키려한다
자연과 인생의 묘한 하모니를 연상하다보니 벌써 여성봉에 다다른다. 신비하고 오묘한 자연의 구도, 이건 신들의
신난 장난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내가 보는 편견된 시각은 헛되게 바람속에 날라가고 신들의 선택한 작업은 계속 열리면서 이어가고 있겠지
하산길이다
경사가 완만하지만 폭이 좁아 순간이동이 안되는 상태에서의 내림막은 신경이 쓰이는 코스다
벌써 종착지에 도착하다. 무려 6시간의 산행이였다
회장단에서 준비한 만찬상이 우리들을 반겨 준다.
올해 대회는 풍성한 잔치다. 덕석밤같은 찬조금과 상품들이 즐비하고 반가운 산악회원님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게 되어서 이 모든 것이
발전되어 가는 양정산악회의 앞날을 예견하고 있다고 본다.
늦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 모두 사랑하는 양정산악반의 인연속에 밝고 건강한 생활인이 되었으면 바랍니다.
대회를 위해 준비하고 애쓴 회장단에게 감사드립니다.